일본의 아름다운 3월의 색채 5가지🌱

2022. 8. 10.

마도베 레터 22년 3월 2주차

사계절의 변화에 민감한 일본인은 자연에서 수많은 색을 찾아내 그림, 직물, 도예,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해 왔다고 합니다.

또한 색채마다 특성을 잘 나타낸 이름을 붙였는데 이름만 들어도 어떤 색인지 금세 떠올릴 수 있을 정도이죠.

오늘 마도베 레터에서는

싱그러운 봄을 맞이하여 일본의 3월의 색채에 대하여 소개해 드립니다.

여자 아이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일본의 전통축제, 히나마쓰리(雛祭り, 3월 3일)의 의미가 담긴 색채와 어우러진 인테리어 모습도 함께 감상하며 풍성한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월간 일본어 저널 22년 3월호 참조

1. 桃色(모모이로, ももいろ)

복숭아꽃처럼 연한 붉은색

3월 3일의 히나마쓰리(雛祭り)는 여자아이가 잘 자란 것을 신에게 감사하고 앞으로도 건강하고 아름답게 성장하기를 기원하는 연중행사이다. 다른 말로 모모노셋쿠(桃の節句)라고도 하는데 음력 3월 3일(지금은 양력 3월 3일) 무렵은 복숭아꽃이 피는 시기이며 복숭아에는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힘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桃色는 무척 유서 깊은 색으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인 『만요슈(万葉集)』에도 등장하는데 원래는 복숭아꽃으로 염색한 색을 가리켰지만 지금은 잇꽃(紅花)으로 연하게 물들인 분홍색 전반을 말한다.

2. 緋色(히이로, ひいろ)

꼭두서니 뿌리로 염색한 붉은색

히나마쓰리가 다가오면 여자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히나 인형(雛人形)을 장식하는데 이때 바닥에 히모센(緋毛氈)이라는 붉은색 천을 깐다. 緋色는 꼭두서니(茜)로 염색한 진한 붉은색인데 일본에서 붉은색은 태양과 불을 상징하는 신성한 색이어서 부정한 기운을 몰아내고 신이 찾아오는 신성한 장소를 만들기 위해 붉은색 천을 깔았다고 한다.

3. 若菜色(와카나이로, わかないろ)

초봄의 새싹처럼 밝은 황록색

若菜色는 이른 봄에 돋아나는 새싹처럼 밝은 황록색이다. 若菜는 그중에서도 먹을 수 있는 일곱 가지 채소(미나리・냉이・떡쑥・별꽃・광대나물・순무・무)를 가리키는데 일본에는 이른 봄, 이 일곱 가지 채소를 넣은 죽인 나나쿠사가유(七草粥)를 먹으며 한 해 동안의 건강을 기원하는 풍습이 있다.

한편 히나마쓰리에는 뻥튀기와 비슷한 색색의 과자 히나아라레(雛あられ)를 먹는데 분홍색(꽃), 녹색(신록), 노란색(단풍), 흰색(눈)은 각각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상징해 1년 내내 아이가 건강하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4. 菜の花色(나노하나이로,なのはないろ)

유채꽃의 꽃잎처럼 밝은 노란색

菜の花色는 봄을 대표하는 유채꽃처럼 선명하고 화려한 노란색을 말한다. 일본에서는 관상용뿐만 아니라 튀김, 무침 등 채소로도 즐겨 먹어 친숙한 식물인데 색이름이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라고. 국토가 아래위로 긴 일본은 남쪽 지방에서는 12월부터 북쪽 지방에서는 이듬해 5월까지 유채꽃을 볼 수 있는데 유채꽃철이 되면 곳곳에서 축제가 개최되니 일본을 방문했을 때 개화 시기가 맞는다면 주변에서 유채꽃 축제가 열리는지 찾아보도록 하자.

5. 胡粉色(고훈이로, ごふんいろ)

아주 살짝 노란 빛을 띠는 흰색

胡粉色는 일본 전통 회화에서 사용하는 흰색 안료, 호분(胡粉)의 색을 말한다. 호분은 조개나 굴 등의 껍질을 빻아 만든 안료로 무로마치(室町) 시대부터 사용했다는데 다른 색을 발색하기 위해 바탕에 칠하거나 물감에 섞어 사용한다.

히나마쓰리에는 녹색, 흰색, 분홍색의 마름모꼴 떡을 쌓은 히시모치(菱餅)를 먹는데 이때 녹색은 건강과 장수, 흰색은 맑고 깨끗함, 분홍색은 액막이를 상징한다. 또한 막걸리처럼 흰색의 탁한 음료인 아마자케(甘酒)를 마시는데 술(酒)이라는 글자가 들어 있지만 알코올은 거의 없어서 어린아이도 마실 수 있다.